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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
다산책방
하유지 지음
2019-03-20
대출가능
(보유:1, 대출:0)
<b>“난 너라는 문제집을 서른세 해째 풀고 있어
넌 정말 개떡 같은 책이야
문제는 많은데 답이 없어”
읽다가 마음이 착해지는 이야기 『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
2016년 한국경제 신춘문예에 장편소설 『집 떠나 집』이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한 하유지 작가의 장편소설 『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이 출간됐다. 이 소설은 참고서 편집자 서른세 살 영오가 죽은 아버지가 유품으로 남긴 수첩에 적힌 세 사람을 찾아나며 시작한다. “200그램쯤의 무게만 겨우 버티는 조그만 플라스틱 고리” 같고 “사는 게 너무 바빠, 숨과 숨 사이가 서울과 부산 사이보다 먼” 삶을 살고 있던 그녀. 어머니가 사 년 전 폐암으로 죽은 뒤로 겨우 예닐곱 번 만난 아버지가 남긴 거라고는 월세 보증금 몇 푼과 수첩에 남긴 이름 세 개 뿐이다. 그녀는 자의반타의반으로 아버지가 남긴 이름들을 찾아 나서기로 한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기적과 감동. ‘눈 깜짝할 사이’ 서른이 넘어버린, 타인과의 관계가 힘에 부치는 그녀 앞에 나타나는 왠지 모르게 절반쯤 부족한 사람들. 그 부족한 사람들이 함께 나머지 절반을 찾아가는 이야기. 삶에 진득하게 달라붙는 ‘생계밀착형 감동 소설’이 시작된다.
이야기의 마지막 페이지를 지나 여기 다다른 당신에게 말하고 싶어요. 이제 괜찮다고요. 곧 괜찮아질 거라고요. 당신은 영오이면서 미지니까요. 당신은 결국 우리니까요. 우리는 함께 나아갑니다. 벽을 뚫고 그 너머로 넘어갑니다. 어떤 벽은 와르르 무너지고 어떤 벽은 스르륵 사라져요. 포기하지 마세요. 우리는 괜찮습니다._「작가의 말」
<b>“사람을 안다는 건 참 어려워
이해하는 건 더 어렵고
그 사람이 나든 남이든 말이야”
오영오. 난 너라는 문제집을 서른세 해째 풀고 있어. 넌 정말 개떡 같은 책이야. 문제는 많은데 답이 없어. 삶의 길목마다, 일상의 고비마다, 지뢰처럼 포진한 질문이 당장 답하라며 날 다그쳐._40쪽
영오에게 죽은 아버지가 남긴 것은 월세 보증금과 밥솥 하나, 그 안에 담긴 수첩이 전부. 어머니가 사 년 전 폐암으로 죽은 뒤 겨우 예닐곱 번 만난 아버지였다. 앞뒤 맥락도 없이 수첩에는 세 사람의 이름과 연락처만이 적혀 있다. 영오는 아버지가 경비원으로 일했던 학교의 교사인 홍강주를 만나게 되고, 그와 함께 나머지 두 명을 찾아 나선다. “200그램쯤의 무게만 겨우 버티는 조금만 플라스틱 고리” 같고 “사는 게 너무 바빠, 숨과 숨 사이가 서울과 부산 사이보다 먼” 서른세 살 여성 오영오의 고단한 삶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제법 웃기게 생기고 의외로 괜찮은 커다란 금이.
미지는 영오가 편집한 ‘튼튼국어’를 풀다가 문제가 재밌다는 이유로 매일 전화를 거는 열일곱 소녀다. 홍강주가 교사로 일하는 새별중학교 학생이며 졸업을 앞두고 있다. 치킨 가게를 열어 큰 성공을 거둔 엄마는 고등학교 진학을 거부하는 미지와 12월 31일 회사에서 기막히게 잘린 아빠를 귀양 보내듯 개나리아파트로 쫓아냈다. 옆집에는 성격이 괴팍한 할아버지 두출이 산다. 미지와 두출은 ‘버찌’라는 고양이를 통해 나이 차이를 뛰어넘는 우정을 쌓아간다.
영오와 미지, 세상과의 관계가 서툴렀던 두 사람은 어김없이 관계가 서투른 사람들을 만나며 어쩔 수 없이 세상 밖으로 나선다. 물론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갖고 있다. 삶에 한방 얻어맞기 전까지는.” 그리고 닫힌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더 큰 한방이 필요하다.
“상처 없는 사람 없어. 여기 다치고, 저기 파이고, 죽을 때까지 죄다 흉터야. 같은 데 다쳤다고 한 곡절에 한마음이냐, 그건 또 아닌지만서도 같은 자리 아파본 사람끼리는 아 하면 아 하지 어 하진 않아.”_171쪽
<b>“이제 괜찮다고요. 곧 괜찮아질 거라고요.
우리 함께 나아갑니다.”
출간 전에 미리 읽은 독자도 인정한 ‘생계밀착형 감동’의 탄생!
이 하얀 플라스틱 고리를 샀을 때, 비닐 포장에는 200그램 이하의 물건만 걸라고 적혀 있었다. 영오는 가끔 고리를 살펴본다. 떨어지거나 망가질 기미가 보이지는 않지만 고리와 거울 사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지는 모른다. 영오는 그 작고 가벼운 플라스틱 쪼가리가 꼭 자기 자신 같았다._54쪽
5년 6개월 동안 회사 생활을 한 하유지 작가는 고민에 빠졌다. 개인적인 시간은 꿈도 못 꿀 빡빡한 회사 생활이 자신에게 맞는 삶인지 되돌아보았다. 작가는 2011년 회사를 그만두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프리랜서 생활을 병행하며 필사적으로 글쓰기를 지속해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2016년 한경 신춘문예에 장편소설 『집 떠나 집』이 당선돼 첫 책을 냈다. 그 뒤 작가는 『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을 쓰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카페와 도서관을 오가며 주변 사람들을 관찰했다. 그 시간이 힘이 됐다. 작가는 “진심을 다해 쓴 글은 누군가에게 자연스럽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리고 재차 다짐했다. “더 솔직하게 써야겠다”고.
『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의 판권면에는 특이하게도 ‘사전독서단’ 8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그들은 출간 전 원고를 미리 읽고 출판사에서 개최한 독서 모임에 참여했다. 그 모임에서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 “공감 가는 문장이 많았다.” “유쾌하게 읽다가 감동을 받았다.” 등의 평을 받았고, 독자 피드백 과정을 거쳐 소설의 완성도를 높여 갔다. 작가는 진심을 다해 썼고, 독자가 반응했고 작가는 그 반응에 재차 반응했다. 『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에 담긴 벅찬 감동은 이러한 작가의 진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제 첫 책을 읽은 분도 계시겠지요. 이번 소설이 처음인 분도 계실 테고요. 마지막 작품까지 함께해주신다면 더 없는 영광이겠습니다만.” _「작가의 말」에서
<b>사는 게 너무 바빠, 숨과 숨 사이가
서울과 부산 사이보다 먼 당신을 위한 소설
서른세 살과 열일곱 살, 사는 게 나름 심상치가 않을 나이. 서른세 살 영오와 열일곱 살 미지가 사는 모습 또한 그리 녹록하지는 않다. 어딘가 절반쯤 비어 있는 것 같은 삶. 그런데 돌이켜보면 눈 깜짝할 사이에 너무 멀리 와 있고, 돌아갈 수는 없다. 『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은 시종일관 담백하게 또 유머러스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열일곱도 좌충우돌이고 서른셋도 어김없이 서툴고 그러니까 마흔 너머의 삶도 어딘가 부족하지 않을까. 어딘가 심하게 부족한 사람들이 부족한 사람들을 만나 유쾌하게 삶을 채워가는 이야기. 죽은 아버지가 남긴 수첩, 거기에 남긴 이름에서 시작한 작은 기적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최선의 감동이 시작된다.
<b>등장인물 소개
영오
“200그램쯤의 무게만 겨우 버티는 조그만 플라스틱 고리, 난 가끔 내가 그런 고리 같아.”
새해가 되는 순간까지 야근하는 참고서 편집자. 담배를 피우던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가 폐암으로 죽었다고 생각한다. 죽은 아버지가 남긴 수첩에 적힌 세 사람을 찾아 나선다.
<b>미지
“사람을 안다는 건 참 어려워. 그렇지? 이해한다는 건 더 어렵고. 그 사람이 나든 남이든 말이야.”
영오가 일하는 출판사에 전화를 걸어 질문을 퍼붓는 열일곱 소녀. 발코니 칸막이 벽을 사이에 두고 옆집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마침내 할아버지의 심부름꾼이 되기로 한다.
<b>강주
“가끔 말이죠, 그때로 돌아가서 주인공이 되고 싶어요. 형의 죽음을 스쳐 지나가는 조연이 아니라, 형 옆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마주하는 주인공 말이에요.”
새별중학교 수학 교사. 영오의 아버지가 남긴 수첩에 적힌 이름 가운데 한 명. 강주는 영오에게 절반이 되어줄 수 있을까.
<b>두출
“나 말이여, 실은 말이여, 오래 살 거 같어. 죽도록 오래 살 거 같어…….”
미지의 옆집에 사는 노인. 아내를 잃고 두문불출한 지 오래다. 미지에게 이런저런 심부름을 부탁하더니, 급기야 자기 딸을 염탐하라는 임무를 맡긴다.
1983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인천에서 살고 있다. 한국경제 신춘문예에 장편소설 『집 떠나 집』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 종소리는 서른세 번 | 2. 개나리아파트 2동 702호, 튼튼국어 78쪽 3번 | 3. 진창 속의 로맨스 |
4. 버찌와 꺼비 | 5. 어둠 속의 불꽃 | 6. 거절 못 할 제안 | 7.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
8. 첫 번째 사람, 두 번째 카드 | 9. 돌아가셨다고 들었습니다만? | 10. 환경미화원 도로시 |
11. 2월 14일에 일어난 일 | 12. 2월의 함박눈처럼, 인생은 | 13. 보라, 부스러지고 흩어지고 |
14. ㅁ의 삶 | 15. 우리에게는 죽은 사람들이 있다 | 16. 이 벽을 뚫고 넘어가시오 |
17. 3월의 스케이트장 | 0. 외로운 아이 |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