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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싱 - 인간과 바다 그리고 물고기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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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싱 - 인간과 바다 그리고 물고기

을유문화사

브라이언 페이건 지음, 정미나 옮김

2018-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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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b>고고학계의 권위자 브라이언 페이건의 최신작
바다는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어부와 어부가 잡은 물고기가 없었다면
인류의 문명은 탄생할 수 있었을까?
곡물을 재배하기 전까지 인류는 세 가지 방식으로 식량을 획득하였다. 바로 사냥, 채집, 고기잡이다. 이중에서 사냥과 채집은 인류가 발전하면서 각각 인간에게 길들여진 형태인 목축과 농경에 그 자리를 내 주었다. 하지만 고기잡이만은 200만 년 넘게 식량 획득 수단으로서의 위상을 잃지 않고 있다. 아니 오히려 세계적인 산업으로 성장하면서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식량원으로서 의존도가 높아졌다.
브라이언 페이건은 “인류가 야생에서 최후에 기댈 만큼 중요한 식량원은 역사적 관점으로 다가가 볼 필요가 있다”고 확신한다. 이는 우리가 식량원으로서 물고기의 역할에 주목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오랜 역사에서 중요한 연결 고리 하나가 단절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기잡이를 이끈 어부와 어부 사회는 그동안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어부들은 바다에서 쌓은 견문을 가슴에만 묻어 두었고, 무명의 존재로 조용히 살다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어부의 역사를 쓰려면 비전(秘傳)되거나 한정된 출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고기잡이 역사의 상당 부분은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과 함께 사라졌다. 어부들은 자신의 운명과 고통 따위에는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거칠고 걷잡을 수 없는 세계에서 생계를 꾸려 나가는 사람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쓰는 이유도 바로 “그런 어부들이 현대 세계가 세워지는 데 어떻게 이바지했는지 보여 주고 싶어서”라고 한다.

<b>인류사가 지금껏 놓친 바다와 바다 사람들,
세계 4대 문명 뒤에 숨은 이야기를 만난다
어부와 어부가 잡은 물고기가 없었다면 인류의 문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파라오는 기자(Giza)의 피라미드를 세우지 못했을 테고, 캄보디아의 그 웅장한 앙코르와트 사원도 현재와 같은 위용을 뿜지 못했을 것이다. 페루 북부 연안에 있는 모체(Moche)의 왕들은 연안의 안초비잡이 어부에게 크게 의존했는데, 만약 그 어부들이 없었다면 황금으로 뒤덮인 장엄한 국가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초기 문명은 대부분 강어귀, 호수, 연안 아니면 대양에 접근하기 쉬운 자리에서 꽃피었다. 왜냐하면 작은 무리에서 마을, 도시, 제국, 국가로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사람들을 먹여 살릴 식량이 중요한데, 강어귀나 호수 등은 어부들이 식량원을 지속적으로 구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도시 외곽에서 바닷사람들이 물고기를 대 주지 않았다면 수많은 고대 문명은 아마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피싱』은 취미가 아닌 생존 활동으로서의 고기잡이 역사를 통해 고기잡이가 농경에 필적할 만큼 인류의 문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펼쳤음을 보여 준다. 아무리 고고학계의 거장이라 하더라도 읽고 쓸 줄 모르던 옛 어부들을 파헤치기는 어려웠을 텐데, 80대 노(老)학자는 평생에 걸쳐 세계의 주요 유적을 둘러보고, 고고학, 인류학, 역사, 해양생물학, 고기후학 등 여러 분야에서 고기잡이 역사와 관련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바다와 고기잡이’라는 새로운 렌즈로 인류의 역사가 그동안 놓친 이야기를 세상에 선보이며 말한다.
“나는 내가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동안 평생에 걸쳐 이 책을 작업해 왔다. 어부와 배들 근처를 평생 맴돌면서 나의 뇌리 한 편에서는 이 이야기를 엮으려고 조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 이 책은 고고학 및 역사부터 고기잡이 전략, 고기잡이용 덫, 연체류 채집 같은 신비한 세계까지 다양한 분야의 학문과 다소 비학문적 분야를 두루두루 바탕으로 삼았다. 이런 자료를 재료로 삼아 복잡하게 뒤얽힌 역사의 퍼즐을 짜 맞추는 과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즐거웠다.”

<b>농경과 목축이 인간의 정착을 이끌었다면
고기잡이는 교역·탐험·이동하는 삶을 자극했다
인류사에서 농경과 목축이 인간에게 정착 생활을 부추겼다면 고기잡이는 탐험, 교역, 항해 등 인간의 이동 생활을 자극했다고 할 수 있다. 물가 근처에서 사는 사람들은 물고기나 조개 등 바다 식량원이 고갈되거나 홍수나 가뭄 등 자연재해로부터 식량처가 훼손되면 풍요로운 어장을 찾아 계속 이동했다. 또한 고기잡이에 수반된 기술, 그중에서도 배와 관련된 기술은 새로운 대륙을 탐험하고 대양을 건너 더 먼 곳에서까지 무역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북돋웠다. 게다가 물고기는 건조하거나 염장 처리하면 가벼우면서도 영양분이 풍부한 식품이 되었다. 여기에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갖춰 교역자, 탐험가, 정복자 등에게 이상적인 식량원이었다.

<b>고고학계의 권위자가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하고도 비릿한 인류 문명의 숨은 이야기
『피싱』은 이처럼 인간의 이동 생활과 문명사회를 이끈 고기잡이의 역사를 크게 3부로 나누어 살펴본다. 제1부에서는 인류가 연안과 강어귀, 호수, 강 등에서 뛰어난 적응력과 기회주의식 고기잡이를 선보이며 살아간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선사시대 어부들이 사용한 도구들, 즉 그물, 창, 낚싯바늘, 낚싯줄, 덫 등이 오늘날의 고기잡이 도구와 근본적으로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은 재미있고 놀랍기까지 하다.
제2부에서는 수천 년 동안 문명을 꽃피우고, 도시를 먹여 살리고, 세계를 이어준 어부와 고기잡이 이야기를 다룬다. 기원전 3100년경에 지중해 동쪽(이집트)에서 세계 최초의 도시가 출현했고, 얼마 후에 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에도 도시가 발전하였다. 수메르든, 이집트든, 로마든, 은나라든, 마야든 모든 도시마다 권력층은 신전이나 무덤 등 공공건물을 짓는 노역자에게 줄 양식이 필요했고, 이를 어부들이 대 주는 물고기로 충당했다. 이집트에는 물고기를 배급 식량으로 사용한 최초 증거가 있다. 당시 이집트의 나일강에서는 메기가 쉽게 잡혔는데, 기자의 피라미드 지대에는 생선을 가공한 건물이 남아 있다고 한다. 한편, 말리거나 소금에 절인 생선은 지중해와 아시아의 장거리 교역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고, 특히 말린 생선은 이집트를 인도양이나 페르시아만과 처음 이어 준 식량이기도 하다.
제3부에서는 로마 제국의 붕괴라는 사회적 변화와 중세온난기라는 환경적 변화 속에서 어부들은 어떻게 적응하였고, 이후 인류는 바다를 어떤 방식으로 오늘날까지 이용해 왔는지 들려준다. 10세기 무렵에는 물고기를 인근 시장에 팔았고, 300년 후에는 생선을 운반하는 짐수레 수송망이 갖춰졌는가 하면, 노르망디에서 파리까지 생물 생선을 운반하는 역마(驛馬) 방식의 수송 체계도 생겨났다. 14세기에는 국제적 어업이 형성되었고, 18세기 초부터는 남획 징조가 나타났다고 한다. 물고기를 찾는 사람들이 계속 많아지니 후릿그물이나 저인망 어선, 건착망 등 고기잡이 도구가 계속 개발되었고, 원양이나 근해에서는 물고기가 대량 도살되거나 남획되었다.
인류는 100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물고기를 마구 잡았고, 결국 오늘날 어장량은 급감하고 있다. 이에 저자는 “이전까지 아주 풍요로웠던 바다를 영영 사막화시키고 싶지 않다면, 지속가능한 어업은 월턴의 조용한 낚시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예술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편이 낫다. 안 그러면 바다에서 더 이상 물고기를 구경하지 못할 테니까”라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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