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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사생활 - 알베르토가 전하는 이탈리아의 열 가지 무늬
틈새책방
알베르토 몬디.이윤주 지음
2017-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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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rima cerca il compagno, poi la strada.”
(먼저 여행의 동반자를 구하라. 그 다음에 길을 찾아도 된다)
<b>이탈리아를 ‘직접’ 여행한 것보다 더 선명한
알베의 이탈리아 안내서
JTBC 〈비정상회담〉을 통해 알려진 알베르토 몬디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 생활 10년 차가 된 그는 이탈리아 출신 샐러리맨에서 방송인으로 전업하며 특유의 입담과 스마트함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런 그가 이탈리아에 관한 책을 냈다. 《이탈리아의 사생활》이다. ‘알베르토가 전하는 이탈리아의 열 가지 무늬’라는 부제처럼 이탈리아에 관한 테마 10가지를 풀어 쓴 글이다.
이 책은 마치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이탈리아인 알베르토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한국에서 알베르토는 한국과 이탈리아 사이의 어디쯤에서 살고 있다. 이탈리아인이지만 이탈리아인으로만 살 수는 없고, 그렇다고 완벽한 한국인이 될 수도 없다. 알베르토가 위치한 곳은 한국과 이탈리아를 객관화하면서 두 나라 사이의 차이점을 드러낼 수 있는 중간지대다. 이 책의 방점도 여기에 찍혀 있다.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제대로 알고 싶은 사람들을 한국인의 관점과 이탈리아인의 관점으로 연결해주는 창(窓)이다.
이 책은 이탈리아 여행서가 아니라 인문서에 가깝다. 여행지의 정보나 역사가 아닌, 현재의 이탈리아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탈리아를 그려 나아간다. 피렌체나 로마에 가서 허겁지겁 ‘인증샷’을 찍어오는 여행이 아니라 이탈리아 현지인처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말해준다. 그렇게 하려면 당연히 이탈리아의 역사와 유적지보다는 그곳의 사람을 알아야 한다.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정서와 문화를 알아야 하는 게 당연하다. 이 책이 여행서라기보다는 인문 교양서에 가까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약 여행지의 식당에 가서 최고의 요리를 먹고 싶다면 메뉴판보다는 셰프를 이용하라고 하는 식이다. 왜냐하면 이탈리아의 셰프는 자부심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15유로밖에 없는데 셰프를 믿겠으니 좋은 메뉴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셰프는 최선을 다한 요리를 내온다는 팁이다.
이탈리아인들이 왜 커피에 집착하고, 축구에 열광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나 연애관, 한국인에게는 충격적일 수 있는 교육 체계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이탈리아인도 제대로 모르는 역사나 문화유산을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훨씬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가까운 이야기들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한국인 입장에서 풀어내는 글을 읽다 보면 마치 이탈리아에서 친구를 사귀고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국어 글쓰기가 서툰 알베르토를 위해 원고를 정리한 이윤주 작가의 말에 따르면, “훗날 이탈리아를 ‘직접’ 여행할 기회가 있대도, 그 경험이 알베르토가 들려준 이야기보다 풍부하고 선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다. 이 책을 읽어 보면 이탈리아가 훌쩍 가까워졌음을 알게 될 것이다.
◆ <b>출판사 리뷰
‘사람’이라는 공통분모로 풀어낸 이탈리아
이탈리아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면 한국인 입장에서는 감탄사가 나온다. 한 달이 넘게 이어지는 휴가, 경제력보다 사랑을 더 중시하는 연애, 겉치레에 연연하지 않는 결혼식, 서열 경쟁이 아닌 성숙함을 키워주는 교육까지, ‘헬조선’으로 비유되는 한국에 비하면 이상적인 나라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그러나 이탈리아가 꼭 천국인 것만은 아니다.
알베르토의 이야기에 빠져드는 이유는 우리가 듣고 싶은 것만 듣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는 못생긴 밀라노인(Milanese imbruttito)이라는 말이 있다. 커피 한잔 할 여유도 없이 바쁘게 사는 밀라노 사람을 놀리는 의미다. 볼로냐 대학교 법학과에는 지원자가 2,000명이 넘게 몰려서 따로 시험을 쳐야 한다. 휴가지도 경제력에 따라 달라진다. 마음대로 결석을 하다보면 유급을 피할 수 없다. 가까이서 보면 그들도 결국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탈리아의 사생활》은 유토피아 같은 이탈리아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들도 고민이 있고 사회문제가 있다. 좋아 보이는 게 있다면, 반대급부도 있다. 우리는 전자에만 눈을 돌리고 후자에는 관심을 잘 두지 않는다.
우리가 그들과 다른 점은 욕망을 다루는 방법이다. 자기애를 억누르지 않고, 표현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긴다. 물론 그에 따른 책임도 자신이 져야 한다. 삶을 보는 관점이 개인이나 사회의 시선이냐에 따라 한국과 이탈리아가 달라 보이는 것뿐이다. 알베르토는 욕망을 존중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이냐, 욕망을 억누르고 책임을 덜 질 것이냐. 이 선택이 다를 뿐, 이탈리아인과 한국인은 결국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이탈리아의 사생활》은 이질적으로 보이는 두 나라가 가지고 있는 공통분모를 읽어낼 수 있는 책이다.
<b>‘익숙한’ 이탈리아를 ‘낯설게’ 하는 방식, 이탈리아 사람 이야기
전주 한옥마을을 갈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전주에 사는 ‘현지인’과 함께 다니는 것이다. 친구와 함께 다닌다면 전주를 아무리 많이 가봤어도 새로운 볼거리가 나온다. 그 이유는 바로 사람 때문이다. 한옥마을은 익숙해도, 사람의 정취는 늘 새롭게 다가온다. 외국 여행도 마찬가지다. 유명 관광지만을 허겁지겁 쫓는 여행은 새로울 게 없다. 똑같은 배경에 여행자들만 교체된다. 그 자체로도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두 번 다시 같은 곳을 갈 필요는 없는 여행 방법이다. 몇 개월을 준비해서 마음 단단히 먹고 간 여행을 이렇게 소모한다면 스스로에게 미안한 일이다.
이 책의 착안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유럽을 갈망하는 여행자라면 누구나 한 번은 거쳐 가는 이탈리아를, 관광의 성지(聖地)에서 사람이 사는 곳으로 바꿔 놓는 것이다. 이탈리아가 가진 이미지는 우리에게 익숙하다. 로마와 피렌체, 베네치아와 같은 도시들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알 정도다. 그러고는 막상 여행을 가서 각종 미디어를 통해 본 장소들을 둘러보고 인증 샷을 찍고는 만족스러운 여행이라고 자위하곤 한다. 물론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이미 이탈리아가 가진 이미지에 너무 익숙하다. 누구나 가야 하지만 이미 익숙해진 이탈리아를 다시 낯선 곳으로 탈바꿈하려면, 여행의 본질, 사람에 대한 이해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탈리아 현지인이 필요했고,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이탈리아인 알베르토 몬디는 이 프로젝트를 이행하기에 최적의 필자였다.
<b>한국인의 입장에서 이탈리아를 이야기하다
알베르토 몬디는 이탈리아에 대한 사랑만큼이나 한국에 대한 존중심도 컸다. 이탈리아를 통해 ‘헬조선’스러운 한국의 현실을 비판해주었으면 하는 편집자의 은근한 바람을 단호하게 물리쳤다. 한국과 이탈리아는 각기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빗대서 비판하기보다는 존중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한국에 온 지 10년 차인 외국인 알베르토는 누구보다도 한국인의 정서와 삶의 방식을 잘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인의 눈에 맞춰 이탈리아를 소개하는 데에도 탁월하다. 커피, 음식, 종교, 연애와 같은 보편적인 주제를 놓고 이탈리아와 한국이 어떻게 다른지, 무엇이 비슷한지를 특유의 달변으로 풀어낸다. 〈비정상회담〉에서 그를 스타로 만들었던 연애의 기술이나, 이탈리아인이 즐기는 음식의 종류, 휴가를 지내는 방법 등을 듣고 있으면 당장 이탈리아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탈리아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의 제목처럼 현지인이 말해주는 이탈리아의 사생활을 통해, 이탈리아 사람들의 삶의 무늬를 보여주는 게 진짜 목적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이해하면 여행지에서 더 깊은 체험을 할 수 있고, 소통하는 방식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주의 작은 중세 도시 미라노에서 나고 자랐다. 대학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하고 2017년 현재 한국에서 10년째 거주 중이다. 철학과 문학, 축구와 음악 그리고 여행을 사랑한다. 2016년부터 JTBC <비정상회담>에서 이탈리아 대표로 참여하고 있으며, 주한 이탈리아 상공회의소 부회장을 맡고 있다.
프롤로그: 알베르토 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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