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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마흔이 된 딸에게 -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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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마흔이 된 딸에게 -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메이븐

한성희 지음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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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b>마흔, 왜 우리의 삶은 여전히 흔들리는 걸까?

어른이 되는 과정은 사회에서 자기 자리 하나를 마련해 가는 과정이다. 직업인으로서 기능을 익히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올바른 인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재능을 발견하고 일에 몰두하고 인정받으며 신나게 앞으로 달려 나간다. 그런데 30대가 끝나 갈 즈음에 이르면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히면서 열정 또한 조금씩 사그라들기 시작한다. 문제는 매일매일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경력이 쌓이는 만큼 회사에서 기대하는 성과가 높다 보니, 모든 에너지를 일에 쏟아부어도 부족하다. 더군다나 조직의 허리가 되어 위에서 치이고 아래에서 들볶이며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감내해야 한다. 집에서는 아직 어린아이들이 엄마만 찾고, 쌓인 집안일과 각종 집안 대소사를 처리하다 보면 쉴 시간은 단 10분도 내기 힘들다. 그렇게 살다 보면 박탈감이 들게 마련이다. 내 인생인데 도대체 나는 어디에 있나 싶은 것이다. 게다가 오늘 열심히 한 그 일을 내일도 똑같이 열심히 해야 하고, 오늘 했던 전쟁 같은 육아를 내일 똑같이 반복해야 한다. 그쯤 되면 삶 전체가 벗어날 수 없는 덫처럼 느껴지게 마련이다. 쳇바퀴 같은 하루하루의 삶에 지친 사람들은 묻는다. '인생, 정말 이게 다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지금까지 달려 온 걸까?' 그래서 정신분석가 칼 융은 ‘마흔이 되면 마음에 지진이 일어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는 마흔의 흔들림 앞에서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얘기한다. 왜냐하면 마흔에 접어들며 경험하는 혼란은 전환의 시기가 왔음을 알리는 신호이자 새로운 삶의 단계로 나아가라는 내면의 소리이기 때문이다. 즉 이때의 혼란은 삶을 재정비하고 다시 성장하기 위해 누구나 거치는 당연하고도 필수적인 과정이다. 저자 또한 서른일곱 살에 ‘중년의 위기’를 겪으며 힘들었지만 그 덕분에 인생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중요치 않은 일들은 과감하게 정리해 나갈 수 있었다. 마흔을 앞두고 인생을 한 번 가지치기할 수 있었고, 그것은 이후의 삶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딸아, 마흔의 흔들림 앞에서 너무 겁먹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야말로 세상의 기준에 맞춰 오느라, 세상이 부여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느라 억눌러 온 너의 욕구들을 돌아볼 때다. 남들이 뭐라든 네가 하고 싶고, 되고 싶었던 너의 모습들을 찾아보렴. 그러면 네게 가장 소중한 것들은 무엇인지, 네가 원하는 삶은 과연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처럼 생의 의미와 목적을 찾게 되면 앞으로 어떤 시련이 닥쳐오든 너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b>'모든 걸 잘하려고 너무 애쓰지 마라.
설령 네가 아무것도 되지 못한다 해도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살아오는 내내 듣고 싶었던, 그러나 그 누구에게도 듣지 못했던
삶과 일, 인간관계에 대한 38가지 인생 카운슬링

요즘 마흔 살은 평생을 통틀어 단 한 번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입시 경쟁, 입사 경쟁, 승진 경쟁, 육아 경쟁- 삶을 경쟁하듯 살아온 그들에게 세상은 말했다. 입시만 끝나면, 입사만 하면 고생 끝 행복 시작일 거라고. 하지만 행복한 시절은 한 번도 오지 않았다.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물가는 치솟고, 여생은 늘어나는 등 환경은 더욱 각박해지고 있다. 조금 따라붙었다 싶으면 조롱하듯 저 멀리 달아나 버리는 성공과 행복. 게다가 소셜 미디어가 지배하는 세상에는 젊은 나이에 부와 명예를 이룬 사람들투성이다. 그러다 보니 평범한 보통의 삶은 부족한 것이 되고 말았다. 세상은 자꾸 묻는다. 지금껏 그 나이 먹도록 해 놓은 게 뭐냐고. 대기업에 근무하고 서울에 집 한 채를 가지고 있는 것이 ‘뉴노멀’이 되어 버린 요즘,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대다수 마흔 살은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기는커녕 자괴감에 깊이 빠져든다. 오늘날 마흔 살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데도 스스로에게 제일 야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금껏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 너무 고단하게 살아온 그들은 마흔 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깨닫는다. 단 한 번도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준 적이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저자는 그것이 부모 세대로서 가장 가슴 아팠던 부분이라고 고백하며 딸에게 말한다.
'앞으로도 세상은 너에게 더 열심히 노력하라고, 왜 이것밖에 못 하느냐고 다그칠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네 인생을 대신 살아 주지는 않는 법이다. 네 인생의 주인은 너다. 네 느낌을 믿고 네 생각을 신뢰하고, 원하는 일을 하면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가면 성공한 인생이다. 그러니 모든 걸 잘하려고 너무 애쓰지 마라. 돌이켜 보면 네가 무엇을 잘해서 뿌듯하기는 했어도, 그게 너를 사랑하는 이유는 아니었다. 너는 그저 존재만으로도 내게 빛이었다. 네가 그것을 충분히 느끼지 못했다면 그것은 나의 불찰이지, 너의 부족이 아니다. 그러니 세상의 말에 주눅 들지 말기를. 설령 네가 아무것도 되지 못한다 해도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b>'오십이 되기 전에 정리해 두어야 할 것들은 따로 있다'
- 놓치기 쉬운, 그러나 지금 돌보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들

저자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 자신을 좋아해야 내면으로부터 우러나는 느낌과 생각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 있게 행동할 수 있다. 그러면 원하는 일을 해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타인과 세상을 탓하는 일이 줄어들며, 전반적으로 삶이 평화로워진다. 하지만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다. 게다가 대한민국의 40대는 바빠도 너무 바쁘다. 그래서일까. 40대는 보통 노부모와 아이들을 챙기고, 주위 사람들을 챙기느라 정작 자기 자신을 돌보는 일은 뒤로 미루기 일쑤다.
하지만 저자는 절대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착한 자녀, 번듯한 직장인, 남편과 아내 노릇, 사위와 며느리 노릇, 부모 노릇을 하느라 꾹꾹 눌러 온 마음속의 욕구들이 마흔을 기점으로 점점 커지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는 동안 배우고 적응해야 하는 것은 ‘페르소나(persona)’, 즉 가면의 삶이다. 사회에서 용인하는 적합한 행동이자, 타인에게 인정받고 사회적 지위를 누리기 위해 마땅히 수행해야 하는 역할이다. 사람들은 인생의 전반부인 대략 마흔 살까지 페르소나의 삶을 사는 데 전력을 다한다. 그처럼 세상에 적응하느라 묻어 둔 재능, 잠재력, 에너지, 살지 못한 삶은 ‘그림자’가 된다. 한마디로 철드느라 참고 억눌러 온 모든 것이 그림자 안에 있다.
융에 의하면, 그림자는 한동안 잘 감춰져 있다가 마흔을 기점으로 그 모습을 본격적으로 드러낸다고 한다. 그 이유는 에너지의 불균형 때문이다. 마흔이 되면 페르소나의 삶을 이끌던 에너지는 거의 바닥이 나는 반면, 억눌러 놓았던 그림자의 에너지는 손쓸 수 없을 만큼 거대해진다. 그래서 마음속 욕구들을 무조건 억누르기만 하다가는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폭발해 정말로 삶을 붕괴시킬 수도 있다. 그런 사태를 방지하려면 세상이 부여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마음속의 억압된 욕망이나 꿈에도 조금씩 눈길을 주는 훈련을 해야 한다. 진짜 원하는 건 억압된 욕구에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자신을 돌보는 일을 더 이상 뒤로 미뤄서는 안 된다.
'딸아, 요즘 너는 너를 위해 뭘 해 주니? 혹시 너 자신은 뒷전으로 미뤄 둔 채 주위 사람들을 챙기느라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지는 않니? 부디 그러지 말기를. 그러는 게 네 주위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것 같아도 절대로 그렇지 않다. 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오직 너의 행복을 바란다. 그러니 그 어떤 경우라도 너 자신을 가장 먼저 챙겼으면 좋겠다. 남들 챙기느라 너의 행복을 뒤로 미루거나 함부로 희생하지 말라는 얘기다.'

<b>'딸아, 남들이 뭐라든 그냥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며 살아가기를'
- 나이 50에 개원하고, 나이 60에 유학을 떠나며 깨달은 것들
후회 없는 인생을 꿈꾸는 딸에게 해 주고 싶은 말

전문의가 되어 첫 직장인 국립정신병원(현 국립정신건강센터)에 들어갔을 때 저자의 나이는 고작 스물일곱이었다. 저자는 20년 넘게 그곳에서 일하며 참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그런데 오십이 다 되어 다른 꿈을 꾸게 되었다. 환자를 좀 더 심도 있게 치료하고 싶다는 열망이었다. 국립정신병원에는 입원 환자뿐 아니라 외래 환자 등 무수한 환자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환자 한 명, 한 명을 정신분석적으로 깊이 있게 치료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뒤늦게 개원을 준비했다. 그때 나이가 50이었다. 사람들은 말렸다. 개원을 하기엔 너무 늦은 나이라고, 나이 들어 개원하면 고생한다고. 하지만 저자는 미련 없이 직장을 그만두고 작은 병원을 차렸다. 개원의 생활은 사람들의 말처럼 쉽지 않았지만 10년간 열심히 환자를 돌보고 학술 활동을 이어 갔으며 첫 책도 출간했다.
그런데 또다시 새로운 일을 벌이고야 말았다. 나이 60에 미국 유학길에 오른 것이다. 지금까지 해 온 정신분석 공부를 더 깊게 해 보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었다. 학비도 만만치 않은 데다가 보통 10년은 걸리는 과정이었기에 이번에도 주변의 시선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이제 은퇴할 나이인데 무슨 시작이냐고, 환갑의 나이에 다시 학생이 되는 게 맞느냐고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런 우려들을 뒤로한 채 병원을 접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무사히 공부를 마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지만 해 보기도 전에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2년간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나머지 수련 기간을 완주한 끝에 미국정신분석가 및 국제정신분석가 자격을 취득했다. 그처럼 저자가 의사로 걸어온 길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성공 공식과는 거리가 멀다. 개원을 택한 시기도 그랬고, 유학을 떠난 시기도 그랬다. 하지만 저자는 한 번도 자신의 선택을 후회한 적이 없다. 자신의 소망에 따라 뚜벅뚜벅 삶을 살아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사람들은 자기만의 독자적인 선택을 내리며 살아간다. 회사에서 승승장구하다가도 아이를 돌보는 일에 보람을 느껴 삶의 틀을 돌봄 중심으로 바꾸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조직에서 끝까지 올라가 보기로 마음먹은 뒤 집안일과 육아의 많은 부분을 외주화하고 남은 에너지를 회사에 투자하는 이들도 있다. 여기에 옳고 그름은 없다. 각자가 느끼는 성공과 행복이 다를 뿐이다. 오히려 문제는 자기에게 무엇이 성공이고 행복인지 정의하지 못할 때 생긴다. 그러면 이 사람의 행복, 저 사람의 성공에 휘둘리게 된다. 그렇게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기 시작하면 한없이 다른 사람이 부러워진다. 자꾸만 내 삶이 불만족스럽고 부족해 보여 섣부른 선택을 한 뒤 후회를 하기도 한다.
'딸아,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성공과 행복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겉으로 멋져 보이는 타인의 성공이 꼭 너에게 적합한 성공은 아니다. 그러니 네가 느끼는 행복이 맞는지 틀리는지 더 이상 의심하지 마라. 남들이 너를 뜯어말려도 강하게 마음이 끌리고 포기가 안 되면 한번 가 봐도 괜찮다. 나이가 몇이든 그게 무슨 상관이랴. 나는 세상에서 가장 매력 없는 사람은 자기만의 스토리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용기를 내어 너만의 선택을 쌓아 갔으면 좋겠다. 자꾸만 주위 사람들이 너를 말리면 이렇게 생각하렴. 남들의 성공과 행복은 그들의 것일 뿐이라고, 나는 그냥 나의 성공과 행복을 향해 나아갈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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