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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도 지지 않고 - 11월 3일 (미야자와 겐지)
언제나북스
미야자와 겐지 지음, 곽수진 그림, 이지은 옮김
202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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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어른들을 위한 동화, 그림 에세이 (비에도 지지 않고)
세계적인 거장 동화 작가 미야자와 겐지의 글과
유럽이 먼저 알아본 떠오르는 신예 일러스트레이터 곽수진의 그림이
시공간을 초월해 만나다!
곽수진의 따뜻하면서도 희망찬 그림으로 바라본 미야자와 겐지의 묵직한 울림이 담긴 시 <비에도 지지 않고>, 얼어붙은 이 시대와 지친 우리의 마음에 용기와 위로를 전하다.
타인의 삶을 노래한 작가, 미야자와 겐지
지금은 일본을 대표하며 사랑받는 동화 작가이자 시인이지만, 미야자와 겐지는 생전에 전혀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인간으로서의 개인보다 사회와 국가 같은 집단으로서의 개인을 중시하는 전체주의와 제국주의가 만연한 시기에 소박한 삶, 타인의 삶을 노래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살아생전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리며 젊은 나이에 운명을 달리했지만, 그의 순수한 정신과 이타적인 마음이 고스란히 깃든 글들은 세월이 지나 재평가 되며 많은 이들에게 깊고 묵직한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그의 글에는 세대를 아우르고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적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b>따뜻함을 표현하는 일러스트레이터, 곽수진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동화 작가이기도 한 곽수진은 한국보다 영국과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그 진가를 인정받고 데뷔한 작가입니다. 2018년 세계적인 출판사 맥밀란 주최 공모전을 시작으로 2019년 볼로냐 국제도서전 사일런트북 콘테스트 대상, 2021년 영국 케이트 그린어웨이상 후보 등 수상 면면만 봐도 무척 화려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그림은 단순히 잘 그린 그림이 아니라 아늑하고 소박하면서도 따뜻함이 서려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첫 국내 출간작’으로 (비에도 지지 않고)를 선택해, 묵직한 에너지를 가진 미야자와 겐지의 시에 특유의 소박하고 따뜻하면서도 밝고 희망찬 분위기를 얹었습니다. 자신만의 해석으로 아름답게 표현해낸 그녀의 그림을 미야자와 겐지의 시와 함께 음미하다 보면 지치고 힘든 마음에 용기와 위로가 느껴질 것입니다.
<b>조화로움과 공존의 세계를 만들어내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기나긴 고민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특히 <비에도 지지 않고>에 담긴 욕심 부리지 않는 소박한 마음과 더불어 사는 삶이라는 주제와 분위기, 그 감동을 어떻게 해야 독자 분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에 곽수진 작가를 만나게 됐습니다. 그녀는 글을 너무 무겁지 않게 해석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다채로운 색상과 아기자기한 선으로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매 일러스트마다 다른 주인공들을 등장시켜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물론 자연과 동물도 잊지 않았지요. 이런 곽수진 작가의 노력으로 탄생한 아름다운 그림들을 통해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모두에게 바보라 불려도, 칭찬에도 미움에도 휘둘리지 않는’ 그런 사람이고 싶었던 미야자와 겐지의 진심이 모든 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길 바랍니다.
1896년 8월 27일, 일본 이와테현 하나마키에서 전당포업을 하는 아버지와 대지주의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인근 산으로 광물과 식물을 채집하러 다녔고 책을 즐겨 읽었다. 모리오카고등농림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하여 학교 친구들과 동인 문예지를 발간하기도 했다. 가난하게 살아가는 농민들을 위해 새로운 농업과학을 연구, 보급하는 일에도 힘썼다.
1924년 시집 『봄과 아수라』와 동화집 『주문이 많은 요리점』을 출간했고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으나 꾸준히 집필 활동을 이어나갔다. 건강이 좋지 않아 병상에 누운 채로 수첩에 시 「비에도 지지 않고」를 썼으며 동화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 「바람의 마타사부로」 「은하철도의 밤」 「첼로 켜는 고슈」 등을 저술했다. 1933년 9월 21일, 37세의 나이에 오랫동안 앓던 폐렴으로 생을 마감했다.
사후에 많은 예술인에게 영감을 주며 재평가되었고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시인이자 동화작가로 발돋움했다. 자연과 우주, 생명과 죽음, 현실과 이상 등을 아름다운 문장들로 써 내려간 그의 작품들은 여전히 회자되며 깊은 울림을 안겨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