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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트렌드 노트 - 공통의 경험, 새로운 합의
북스톤
정유라, 박현영, 백경혜, 구지원, 조민정, 정석환, 신수정 (지은이)
202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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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코로나19, 공간은 제약하고 시간은 확장했다 :
‘공통의 경험’이 가져온 우리 사회의 ‘새로운 합의’
코로나19는 한국사회를 얼마나 많이 바꿔놓았을까? 《2021 트렌드 노트》가 정리한 코로나19의 영향은 이것이다. ‘공간은 제약하고 시간은 확장했다.’
학교와 어린이집에 가지 못하고, 회사도 가지 못하고, 그 좋아하던 여행도 못 간 채 겨울-봄-여름-가을을 보내고 있다. 안 그래도 지탄의 대상이던 회식이 금지된 것은 물론, 오프라인에서 하던 많은 것들이 온라인으로 대체되었다. 온가족이 복작거리는 집에서 사람들은 방마다 창문형 에어컨을 달며 어떻게든 나만의 공간을 확보하고자 분투했다.
반면 시간은 확장되었다. 등하교 및 출퇴근 등 정해진 기준에 따라 돌아가던 일과가 일시에 중단되고 자기 시간표를 스스로 만들게 되었다. 넘치는 시간을 어떻게 할까? 하루 종일 게임과 유튜브 시청을 할 수는 없다. 해야 할 과제가 있기도 하거니와 일상이 망가지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국에 사람들은 시간을 ‘때우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시간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홈트레이닝을 하고, 책을 읽고, 재테크에 도전하고, 유튜브 채널을 만든다. 배달음식으로만 삼시세끼를 때울 수 없으니 레시피를 찾아가며 집밥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이 모든 것이 과연 코로나19가 만든 변화일까? 혼자만의 시공간을 즐기기 위해 내 방이 더 중요해지고, 영양제와 홈트레이닝으로 건강을 챙기고, 식단을 짜고 레시피를 검색해 제대로 먹으려는 모습은 코로나 이전에도 증가하고 있었다. 불편한 사회적 관계는 ‘코로나 덕분에’ 멀리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은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만난다. 이처럼 《2020 트렌드 노트》에서 이야기한 핵심 주제는 더욱 강화되었다. 단, 속도가 빨라지고 저변도 더 넓어졌다. 회식 없이 어떻게 조직을 이끌 수 있느냐던 부장님들도 회식을 포기할 수밖에 없고, 꼬박꼬박 마트에 가던 어르신들도 온라인으로 장을 보기 시작했다. 기존 규범이 새로운 규범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2021 트렌드 노트》가 바라본 2021년 한국사회의 뉴노멀(new normal)은 ‘new generation’s normal’이다.
<b>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이 만드는 특별한 의미 :
화두는 자기계발이 아니라 자기관리다!
꽤 오랫동안 우리는 ‘나는 특별해’ ‘나는 소중해’라고 되뇌며 더 나은 나를 위해 스펙을 쌓고 자기계발을 했다. 그러나 바이러스 앞에 특별할 게 없다는 것을 깨달은 우리의 새로운 화두는 ‘자기관리’다. 남 보기에 특별한 존재는 아니지만 나의 노력으로 스스로에게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다. 무엇을 통해? 각종 기록과 챌린지 그리고 리추얼을 통해서다.
그런 면에서 《2021 트렌드 노트》가 주목하는 트렌드 세터는 연예인이나 셀럽이 아닌 평범한 직장인과 육아맘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직장인’, ‘#직장인스타그램’ 언급량은 2016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월급쟁이’라 자조 섞어 말하던 직장인이 ‘보여주고 싶은 정체성’이 된 것이다. 이들은 쥐꼬리만 하지만 안정적인 ‘수입’이 있고, 주52시간 근무제가 확보해준 ‘시간’이 있다. 여기에 유튜브까지 한다면 금상첨화다. 돈과 시간을 가진 데다 그 시간을 잘 활용하고 부수입도 있다니! 직장인 유튜버는 직업 연예인이나 셀럽보다 더 매력적이다. 나도 도전해볼 만한 롤모델이기 때문이다.
육아맘 또한 마찬가지다. 가사노동에 압사할 지경인 이들도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어내 자신을 돌본다. 아침 6시 전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책을 읽고 명상을 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미라클 모닝’이라 불리는 챌린지를 하루도 아니고 수십 수백 일을 지속한다. 막연한 ‘운동’이 아니라 ‘바디프로필’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과정을 기록한다.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에 치여 24시간 숨 돌릴 틈이 없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잘 관리하고 있다는 만족을 위해서다. ‘소비의 주체’로만 인식되던 3040 여성들은 이제 ‘트렌드의 주체’가 되기에 모자람이 없다.
이 밖에도 《2021 트렌드 노트》는 한국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방향을 조망한다. 관계는 더욱 평등해지고, 오프라인은 대거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맞춰 우리는 새로운 관계공식을 고민해야 하고,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사고방식과 언어를 배워야 한다. 《2021 트렌드 노트》가 레이트 밀레니얼(late Millennials)에 주목한 이유다. 1990년 이후에 태어나 일찍이 온라인 라이프를 경험한 이들의 사고방식, 소통방식, 소비방식을 이해한다면, 아직 뚜렷한 정의조차 합의되지 않은 오늘날 비대면의 삶에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뉴노멀에 뒤처지지 않고 변화의 흐름에 숨겨진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바이브컴퍼니 생활변화관측소 사무총장. 문헌정보학과 경영학을 공부했다. 데이터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의 매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촘촘한 프레임으로 한 단어도 놓치지 않는 꼼꼼함의 대가다. 퇴근길 한남대교에서 노을 지는 보랏빛 하늘을 만나는 순간 행복을 느끼곤 한다.
책머리에
프롤로그 | 누가 시간의 주인인가?
1부 시공간의 변화
1장 지루한 일상을 의미로 채우는 사람들
자기계발에서 자기관리로
콘텐츠가 되는 기록의 힘 : #계획 #기록 #인증
실현 가능한 가시적 목표 : #미션 #챌린지 #달성
종교는 가고 리추얼은 남았다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2장 집으로 들어온 의무, 휴식, 놀이
코로나가 바꾼 시공간의 개념, 그 중심에 집이 있다
의무의 집 : #나대신 #공간의전환 #시간컨트롤능력
휴식의 집 : #적극적휴식 #방방가전 #반려식물 #향
놀이의 집 : #제대로의 기능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3장 도시에 스민 색깔, 당신만의 로컬리티
해외여행을 앞지른 국내 여행
제주도의 감성, 푸른 밤
서울의 감각, 하얀 달
당신은 어느 도시를 닮았습니까?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2부 관계의 변화
4장 더 소중해지고 더 평등해진 핏줄
각성된 소중함
먼 친척은 더 멀리, 내 가족은 더 가까이
달라진 화목의 정의 : 따로 또 같이 조립식 가족
집밖 관계의 변화, 가족의 변화에서 힌트를 얻자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5장 신뢰를 얻는 방식의 변화
세로로 보는 유튜브 : 정보의 비대칭을 극복하는 법
취향 공동체를 떠도는 유목민들
배타적인 고인물, 신뢰하지 않는 뉴비
지속성의 조건 : 광고는 될지언정 거짓말은 안 된다
신뢰가 향하는 곳 : 〈수요미식회〉보다 네이버 영수증 리뷰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3부 코드의 변화
6장 온라인 게임이 바꾼 오프라인의 사고방식
온라인 게임, 비대면 시대의 교본이자 로드맵
첫 번째 사고방식 : 티어와 랭크가 선사한 공정한 차별
두 번째 사고방식 : 내가 선택한 후천적 형제관계‘, 우리형’
세 번째 사고방식 ‘: 근본’이 있어야 좋아해줄 수 있다
미래를 살아본 세대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7장 디지털 시대의 어휘력
영상시대에 ‘언어’를 말한다는 것
해시태그에 담긴 언어 : SNS를 위한 언어
해시태그 밖의 언어 : 브랜딩을 위한 언어
브랜드 어휘력이 브랜드 진정성이다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8장 디지털이 바꾼 소비자의 행동방식
모든 시대는 꿈을 꾼다
돈을 버는 방식 : 생산적 소비
오늘날의 명성 : 원하는 것은 권력도 돈도 아닌 ‘영향력’
새로운 소비자가 요구하는 정신 : 윤리적 감수성
나는 소비한다, 그리하여 세상을 바꾼다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에필로그 | 아는 것과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르다 : 직접 해보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