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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간에는 비밀이 있다 - 도시인이 가져야 할 지적 상식에 대하여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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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간에는 비밀이 있다 - 도시인이 가져야 할 지적 상식에 대하여

웨일북

최경철 (지은이)

2019-11-11

대출가능 (보유:1, 대출:0)

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당신은 우리가 살아갈 공간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도시를 100퍼센트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질문들


도시는 매일 자란다. 수평적으로 넓어짐은 물론이고, 하늘에 닿을 듯 매일같이 새로운 건물을 쌓아올린다. 도시에 빼곡히 자리한 건물 사이를 걸으며 당신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가? 대개는 건물 1층에 자리한 상점의 인테리어를 보며 감탄하거나, 입주비용이 얼마인지를 셈하며 무신경하게 지나칠 것이다. 건물이 도대체 왜 그곳에 있는지, 무슨 목적과 의미를 가졌으며, 누가 어떤 기준으로 디자인했는지, 그곳에 담긴 비밀은 무엇인지 궁금해 하지 않는다. 하지만 도시생활자라면 반드시 도시의 공간을 이해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삶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젊은 건축가가 있다. 그는 당신과 같은 도시 생활자이자, 공간을 사유하는 사람이며, 일상의 영감을 예민하게 포착하는 우리의 이웃이다. 여기 도시 건축이 품은 나름의 이유와 비밀을 풀기 위해 24개의 질문을 준비했다. 일상적 경험을 토대로 질문을 만들고 실재하는 건축물을 통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찾는다. 건축은 전문적이라는 편견을 깨고 교양으로 읽힐 수 있도록 ‘작가의 이야기’를 가미해 쉽고 흥미롭게 책을 구성했다.
당신이 이 책을 통해 얻을 것은 분명하다. 한 개인에게 어떤 공간이 필요한지에 대한 답, 우리가 공공 건축과 건축가에게 요구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지식, 그리고 세상의 숨겨진 신박한 건축물들을 발견하는 재미까지. 이 책을 덮은 후 다시 거리로 나갔을 때, 당신의 걸음은 조금 느려질 것이다. 무심코 지나쳤던 공간의 비밀들이 비로소 당신의 눈 속에서 하나둘 모습을 드러낼 것이기에.


“모든 사람의 하루엔 건축이 묻어 있다”
매일 건축을 소비하는 당신을 위한 발상의 전환법


한 사람이 있다. 그는 매일 아침 벽으로 둘러싸인 네모난 방에서 눈을 뜬다. 서둘러 출근 준비를 마치고 현관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내린다. 다시 몇 개의 문을 통과한 뒤 포장된 길을 걸어 빽빽한 건물 숲, 직장 사무실 건물에 다다르면 그제야 잘 구획된 자신의 공간에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하루 동안 몇 개의 식당과 카페, 상점 건물을 드나들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 잠이 들기까지, 아니 잠이 든 후에도 그는 인간이 만든 ‘건축’ 안에서 생활한다. 심지어 그가 주말을 보내기 위해 떠난 자연에도 길은 있고, 건물이 있으며, 이정표가 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그는 자신을 둘러싼 ‘건축’을 인식하지 못한다. 어쩌면 그건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 모른다. 우리는 건축을 어렵고 대단한 것으로 생각하며 깊이 알기를 꺼려한다. 하루의 거의 모든 시간을 건축된 환경 안에 살면서 건축을 모른다는 것은 조금 이상한 일이지 않은가? 그것은 마치 당신이 다니는 회사가 무엇을 생산하는지, 당신의 옷이 어느 재질인지, 먹고 마시는 모든 것들이 어떤 재료나 방법으로 만들어졌는지 모른 채 사는 것과 다르지 않다. 단언컨대 건축은 특별하지 않다. 건축 또한 식료품이나 의복과 같은 소비재로, 일상의 경험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데서 이 책은 시작된다.


“개인의 경험에서 궁극의 대안으로”
도시가 감춘 비밀을 밝히기 위한 24개의 예리한 질문과 통찰


이 책은 일상의 건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하고 직관적인 구성을 취했다. 평범한 일상과 개인의 이야기를 통해 건축과 도시 담론을 도출하고, 그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 건축가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건축물을 제시한다. 이와 같은 ‘경험, 질문, 대안’의 과정은 저자의 오랜 강의 경험과 맞닿아 물 흐르듯 자연스레 이어지며, 전공자와 비전공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교양으로서의 지식’의 난이도를 갖는다.
1장 <도시와 건축>에서는 보다 직접적인 건축 담론을 다룬다. 첫 번째 에피소드 ‘두 건축가 이야기’는 현직 유력 건축가를 비교하며 자신이 지지하는 태도를 밝힌다. 그는 “건축은 필연의 산물일까, 우연의 발견일까?”라는 질문을 통해 자신의 건축적 세계관을 드러냄과 동시에 이 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또 다른 에피소드 ‘낡은 동아줄을 잡은 건축가’에서는 공공 기관 청사 공모에서 탈락한 사연을 이야기하며 불투명한 의사 결정과 사람을 배려하지 않은 건축에 대해 꼬집는다. 그는 글은 단순히 비판을 위한 비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나은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생산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 공공 건축은 무엇을 배려해야 하는지, 빽빽한 도시 안에 어떻게 공원을 만들지, 도시의 아픔은 무엇으로 치유해야 하는지에 대해 젊고 재능 있는 건축가로서 날카로운 현실 비판과 더불어 ‘인간 중심의 건축’이라는 따뜻한 미래를 제안한다.
2장 <개인과 공간>에서는 미시적 영역인 공간에 대해 질문한다. 특히 개인의 경험이 대안의 건축으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이 흥미롭다. 자신의 클라이언트가 ‘심플하고 여백이 있으면서 소재의 물성을 살리고, 보자마자 매료되고, 고급스럽지만 힘주지 않는 스타일’을 요구할 때, 그런 공간은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가라면 ‘가능한 완벽함’으로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로마의 판테온과 아부다비 루브르박물관을 예로 들며, 원과 구체가 가진 자기 완결성을 완전무결함의 예시로 제안한다. 훌륭한 디자인이란 무엇인지 건축가의 소신이 드러나는 장이다.
3장은 <영감의 원천>은 공간과 건축에서 마주치는 영감의 순간을 말하는 일종의 ‘건축가의 영감 노트’라고 볼 수 있다. ‘자유, 기억, 우연’ 등의 모호한 단어가 어떤 형태를 갖고 우리의 눈을 뜨게 하는지 살펴보는 즐거움이 있는 장이다. 특히 저자의 전작 《유럽의 시간을 걷다》에서도 밝힌 바 있는 여행 가이드의 경험을 통해, 낯선 장소를 보다 의미 있게 여행하는 법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비단 건축을 공부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실생활에서 영감과 삶의 전환을 맞을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좋은 질문은 죽은 공간을 다시 살아나게 한다”
공간을 바라보는 눈을 트이게 하고 사고를 확장하는 최선의 대화법


공간과 건축을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크고 두꺼운 책이 필요할 테지만 이 책의 목적은 그것이 아니다. 일상에서 다른 것을 발견하는 눈을 갖게 하는 것, 그것을 통해 우리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책의 존재 이유다. 전문가가 제시하는 최소한의 질문을 곱씹으며 당신은 당신의 공간과 대화할 수 있는 목소리를 갖게 된다. 그것은 우리의 단조로운 일상을 빛나게 하며, 더 나아가 좋은 공간, 좋은 도시, 좋은 삶이란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사고의 확장을 불러올 것이다. 우리가 미처 포착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공간은 말한다. 여기에 삶의 비밀이 있으니 그 비밀을 캐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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