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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사와 혈사로 읽는 한국 현대사

인문서원

김삼웅 (지은이)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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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100가지 사건으로
격동과 파란의 현대사 100년을 읽다


올해는 1919년 3·1혁명이 일어난 지 꼭 100년 되는 해다. 저자 김삼웅은 한국 현대사의 기점을 3·1혁명으로 비정한다. 근대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전근대에서 곧장 일제 식민 체제로 전락한 우리나라는 3·1혁명을 통해 낡은 전근대의 군주 체제와 외세 지배 질서를 동시에 거부하는 ‘이중 혁명’을 수행했다. 3·1혁명은 반식민·반봉건 체제를 거부한 민족사적 대전환이었다. 따라서 현대사의 기점은 바로 3 ·1혁명이다. 올해는 3 ·1혁명 100돌인 동시에 한국 현대사의 출발 시점이기도 하다.
독립운동사 및 친일반민족사 연구가로, 역사·언론 바로잡기와 민주화·통일운동에 큰 관심을 두고 다양한 활동을 해온 저자는 지난 100년의 역사 속 100가지 사건을 통해 대한민국 현대사를 돌아보는 동시에,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저자는 백암 박은식 선생의 통사와 혈사의 틀을 빌려 우리 현대사를 정리한다.

왜 통사와 혈사인가?

임시정부 대통령을 지낸 백암 박은식 선생은 3·1혁명을 중심으로 1884년 갑신정변부터 1920년의 봉오동대첩과 청산리대첩 등 독립군 전투까지, 일제 침략에 대항한 독립투쟁사를 담은『한국독립운동지혈사(韓國獨立運動之血史)』를 1920년 망명지 상하이에서 간행했다. 백암은 이에 앞서 1915년에는『한국통사(韓國痛史)』를 지은 바 있다. ‘아플 통(痛)’ 자를 써서 민족사의 아픈 역사를 통사로 정리했다. 당신 생전에 조국이 해방되면 ‘건국사’를 쓰고 싶다고 했으나 1926년 67세로 서거함으로써 미완의 과제로 남겼다.
국치 이후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은 그야말로 ‘혈사(血史)’였다. 친일 매국노들은 호의호식했지만 독립운동가들은 목숨을 내걸고 일제와 싸웠고, 국민은 죽지 못해 살았다. 그리고 마침내 1945년 8·15 해방을 맞았다. 해방이 되었으나 독립은 아니었다. 우리 힘으로 쟁취하지 못한 해방은 분단으로 이어졌고, 6·25 동족상쟁과 이승만 백색 독재, 4·19혁명, 박정희의 군사쿠데타가 뒤따랐다.
우리는 유신독재와 민주화, 전두환 신군부와 광주민주화운동, 5공 폭압과 6월 항쟁, 경제 발전과 빈부 양극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특권층, 극도의 반공 정책과 남북 화해 협력, 사이비 문민정권과 민주주의 유린, 국정농단과 촛불혁명 등 다른 나라의 경우 1천 년에 겪을 사건·사태를 지난 100년에 모두 겪었다. 그만큼 국민의 고초가 심했고, 환희의 순간은 짧았다. 아픈 역사, 즉 ‘통사’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3·1혁명으로부터 시작해 일제의 잔혹한 식민통치와 그에 맞선 의열 투쟁, 임시정부의 활동,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폭압 정치와 4·19, 광주민중항쟁, 6월 항쟁 등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한 시민들의 투쟁, 국정농단과 촛불시위, 탄핵 정국, 남북정상회담·북미정상회담 등 평화 협력을 위한 발걸음에 이르기까지, 지난 100년간 있었던 중대 사건 100가지를 소개한다. 단순히 사건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배경과 의미를 분석해 역사의 거울로 삼고자 한다.

왜 피와 눈물의 역사는 계속되는가?
지난 현대사는 오늘의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대한민국은 지금 엄중한 역사의 전환기에 처해 있다. 3·1혁명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오늘날 우리는 역사의 정도(正道)와 정맥(正脈)을 회복해 남북 화해와 민주공화정의 방향으로 발전하느냐, 식민지 잔재와 남북 대결, 각종 적폐를 미봉한 채 전제적 퇴행을 거듭하느냐의 갈림길에 있다.
우리나라는 독립운동가들의 피어린 투쟁으로 해방을 맞고, 민주화운동과 산업화로 발전을 이루었지만, 그럼에도 일제 잔재, 군사독재 잔재, 사대주의 세력, 냉전 분단 세력의 발호로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고, 이들이 남긴 적폐는 우리 공동체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의 지난 세기, 즉 20세기의 전반기는 독립운동의 혈사이고, 후반기는 민주화운동의 통사에 속한다. 그 결과, 독립을 쟁취하고, 아직 미숙한 수준이지만 민주화를 성취했다. 21세기 상반기는 남북 화해 협력과 통일에 이르는 평화운동이 시대 가치가 되어야 할 것이다. 독립운동 → 민주화운동 → 평화운동으로 이어지는 시대 가치를 시민들이 중심이 되어 전개해야 한다. 독립운동에는 일제와 친일파, 민주화운동에는 독재 세력, 평화운동에는 분단, 냉전, 외세의 방해가 따르겠지만, 선열·선대들의 피어린 투쟁정신을 이어받아 실천한다면 반드시 성공의 날이 올 것이다.
이 책은 지난 100년 동안 우리 선대와 당대가 겪은 통탄의 역사와 피어린 투쟁의 기록을 통해 오늘날의 우리가 앞으로 어떤 미래를 꿈꾸어야 하는지 돌아볼 기회를 줄 것이다. 미래 세대는 더 이상 ‘아픈 역사(통사)’, ‘피 흘리며 싸우는 역사(혈사)’를 경험하지 않기를, 평화롭고 자주적이며 민주와 공화주의가 실현되는 나라를 만드는 데 이 책이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이 담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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